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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글쓰기 D건설 일요일 숙직이다.

by 다빈1966 2021. 8. 26.

1995년 여름 일요일 D건설 사옥.
숙직실 업무일지  보고 자료 정리 하고 있는데 전화벨 울린다. "깨스총가져 왔으니 현관 으로 나오라"  총무과 직원이다.   "오늘 오후4시  창동공장 금속노조  조합원 전부  D건설 본사로 온다 정보 있으니 깨스총 1정 수령 하고 잘지켜라" 기 막히고 코 막히지만 "
"넵!!"  '미친놈' 소리 밖으로 나올 뻔 했다.  "혼자 있는데 철문 뚫고 들어오면 어떻게 합니까?"  
"할수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깨스총 주는거 아닙니까. 아뭏튼 잘 지키세요!!"
한참 모자르거나
정신 나간 놈이다. 100명 넘게 온다는데 혼자 지켜? 무협 잡지 너무 봤나?  깨스총으로 한사람 쏘고 99명에게 맞으라고?
"뭐 이런 경우가 있나?  경찰 연락할까요?"  "그사람 들 D건설 계열회사  직원이고 윗선에서 메스콤 타는걸 싫어 하니 연락하지 말아라. 자체  해결 하세요!."
'허.. 자체 해결이라니..?  한 백명 있듯이 말한다.. 어디서 들어본건  있어 가지고... 웃기는  놈이다.'  1990년 중반 노조가  급 팽창 하던 시절이다. 신문 방송에 노사 충돌 기사 자주 나오던 때라 공장 조합원들 본사 온다 는게 뭘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
민주 노총과 한국노총이 막강한 세력 과시 하고 그중 민주 노총 산하 생산직 금속 노조  과격 하기로 익히 소문 나 있다.  특히 창동공장 노조위원장 '단병호' 유명인사 였다. 강성 노조 명성 쌓고 곧 정치 입문할 예정이다. 소문에  본사 오는데 용접기와 해머 들고 와서 꼭 본사 접수한다. 다빈 올해 초 주임 진급 했다. 책임감, 애사심 과는  차원 틀린 얘기다. 목숨 위협 느껴 경찰 부를까 생각하다 이내 포기한다. 노조 위상 대단하고 사원들에게 막강 권력 휘두르는  사장단 노조 간부 앞에서 쩔쩔 맨다. 3개월전 사내 방송으로 전직원 1층 로비앞으로 집합하라는 방송 듣고 내려갔다. 아무런 대책없이 불러 나온 직원 번호 불러 10명씩 앉자 번호!! 하더니  구사대로 편성하고 대열  짜서 훈련했다. 경상도 창원 공장 노조원 버스 대절해 사장단 만나러 온다 하니 구사대 만들어 로비에 어깨동무 하고 군가  불렀다. 회장 비서실에서 구사대 목적이나 사명 말하고 있는데   생산직 노조 20여명이 들어오는 상황 되었다. 더이상  잃을게 없는 노동자 체념. 체념이 만들어준  무자비성. 생산직 조직원  1명이  신나 머리 뒤집어 쓰고 현관 밀고 들어오니 어깨동무 하고 비장한 각오로 군가 부르며 회사 구한다는 구사대 "엄마 뜨거라"  혼비백산 흩어져 뿔뿔이 도망가던 기억 난다. 로비에 은행과 카페로 쏜살같이 도망간다. 살찌고 허연 얼굴 넥타이 맨 구사대  검게 그을리고 작은 삐쩍 마른 생산직 조합원 1명에 기겁.. 두손 들고 무릎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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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단병호 위원장 산하 정규 조합원 백여명이 산소 용접기와 햄머로 무장해 안열면 때려 부수려고 공개적 성명내고 온다.  구사대는 재수 없게 일요일 숙직 걸린 다빈과  숙직 정부장 뿐이다.   지침 없는 상태에서 시청 앞 도착 했다. 다빈 현관 철 문 부수기전 올리는게 낫지 않을까? 잠깐 생각 들었지 만 말 많은 직원들이고 무자비하게 책임 묻는 사람 들이라 이내 포기한다.
'어쩌라는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듯 싶다. 철문 사이로 깨스총 건낸 총무과 직원이라도 있으면 의논이라도 하겠구만 벌써 뛰어 도망가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숙직실 올라가지 않고 로비에 남는다. 철 문이 고장나면 꽤 비쌀텐데 하며 부수기전에 타협 볼까? 마음 추스린다.  은행 일요일이라 안 열었고 카페 얘기 하니  궁시렁 대며 종업원, 손님 뒷문으로 내 보낸다. 제복 입은 경비 두어명 보이더니 퇴근 했나?. 10분 지나니  숙직 정  부장 집사람이  프라자 호텔 에 기다린다고 연락와서 다녀 오겠다고 철문  좀 열어 달랜다. 뻔뻔하고 살찐 비둘기 처럼 뒤뚱 뒤뚱 거리며 나간다. 깨스총 생각에 피식 웃음 나온다.
불쌍한 회장 우리 회장님. 딸랑딸랑 허허.
두명중 한명  또 도망이요... 우리 회장님.
어찌하리까??. 힘내세요...
독수리 걱정 하는 참새올림.

유머 글쓰기 저자.